[코리아타임즈]앤드류 샐먼: 브래지어에 대하여 by Dandelion


브래지어에 대하여

번역: @promene

성적 평등에 관해 이야기해 봅시다. 북유럽의 시원한 날씨 가운데 한달간 머물다 돌아오고나서, 저는 한국이 8월의 찜통더위를 겪고 있단 걸 알게 됐습니다. 이런 무자비한 폭염 속에서 편한 옷차림은 선택이 아닌 필수일 테지만, 그 옷들 중에는 제가 보기에 모든 여성들이 입도록 강요받는 반면 남성들은 다행히도 그럴 필요가 없는 게 하나 있습니다.

바로 억압적임과 동시에 불편하기 짝이 없는 발명품, 브래지어에 대한 얘깁니다.

이쯤에서 제 글을 읽는 여성독자분들(있긴 한가요?)은 역정을 내실지도 모르겠습니다. "당신이? 남자 주제에? 우리가 입는 옷에 대해 충고를 하려 들어? 웃기지도 않아 정말!" 

숙녀분들, 잠깐 진정해 보세요. 제 주머니 사정상 제대로 된 조사를 한다는 게 힘든 일이긴 하지만, 이전에 전 꽤나 볼만한 조사결과를 얻은 적이 있답니다.

5명의 제 여성 친구 중 4명이 브래지어가 불편하다고 답했습니다. 집에서 그들은 브래지어를 벗어놓고 가슴이 옷 아래 자유롭도록 놓아둔다고 합니다. 좀 더 찔러보니(정말 직접 찔러봤다는 게 아닙니다) 그 네 명 모두 한국인이었던 그 친구들은 밖에서도 브래지어를 입지 않는 것을 선호한다고 인정했습니다. (홀로 이에 동의하지 않은 한 친구는 영국에서 온 친구인데, 오히려 브레지어를 벗어놓는 게 불편하다고 답했습니다. 더 말할 필요도 없겠죠.)

저는 그 한국 친구들이 그들 스스로를 옭아매지 않는 걸 전적으로 지지합니다. 하지만 이 이야기를 이어나가기 전에, 이 점 하나는 분명히 해야겠네요. 저는 결코 제 자신의 본능이나 만족시키려는 욕심으로 이 글을 쓰고 있지 않습니다. 한국 여성들이 브래지어를 입건 입지 않건 개인적으로 그 어떤 시각적 불편을 겪고 있지도 않고요.

이 주제에서 제 관심은 예술성, 아니 최소한 활동성에 맞춰져 있다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제 친구 조지가 하래서 하는 이야기지만, 전 그 예쁜 가슴이 자연스런 상태 그대로 찰랑대는 게 보기에 좋다 생각합니다. 가슴은 여성성을 나타내는 상징이며, 때문에 존중받을만한 가치가 있습니다. 갑갑하게 조여져있기보다 말입니다.

이 점은 제가 말하려는 핵심과 맞닿아 있습니다. 브래지어 문화는 성문화에 관한 한 하나의, 아니 어쩌면 유일한 전쟁터나 다름없어왔습니다. 페미니스트와 밝히는 남정네들은 그들의 관심사가 여기서 일치한다는 걸 발견했지요. 페미니스트에게 있어 이는 억압, 즉 남성중심적 사회습속에 대한 저항이었습니다. 남정네들은 그저 단순히 가슴이 자유롭게 달려있는 걸 쳐다볼 수 있길 바랬을 뿐이었고요.

보통 적수이기 마련인 이 둘의 협력은, 그것만으로도 사회를 흔들어놓기에 충분한 이유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이들이 꼭 페미니스트와 밝히는 남정네들로만 이뤄진 것은 아니었지요. 제 생각엔 아마도 대부분의 남성과 여성이 이에 찬성하고 있다 생각합니다. 때문에 제가 물어야 할 대상은 브래지어를 벗는 데 반대하는 사람들이겠지요?

이 질문에 대한 답이 방어적 침묵뿐이라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있습니다. 바로 한국 여성, 그리고 가슴을 옳아매는 밧줄 사이에 놓여있는 것은 말하여지지 않는 문화의 거대한 무게, 즉 사회적 기대라는 사실입니다. 

한국 여성들은 유독 이곳 한국에서는 그 고통을 감수해내지만, 다른 좀 더 자유로운 장소에서는 그렇지 않습니다. 제가 아는 한국 여성 하나는 해외에 여름휴가를 갈 때면 호텔에 브래지어를 벗어놓고 온전한 자유를 즐긴다고 합니다.

만약 이 문제가 제가 생각하는 것처럼 국가적인 문제라면, 어떤 해결책이든 공공의 논의에 제시되어야 합니다. 때문에 저는 메세지의 공론화를 위해, 여성가족부 예하에 새 부속부서, "유방부(The Department of Mammaries)" 설치를 제안합니다. 그들의 업무는 각종 미디어를 통해 공익캠페인을 펼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할 것입니다. 이는 거대 전광판과 신문, 잡지광고 및 TV광고, 그리고 사회 미디어를 휩쓸 수 있는 모든 주요수단을 통해 이뤄져야 합니다.

주요 메세지를 요약 전달하기 위해서는 눈길을 사로잡는 구호가 필요합니다. (저는 감히 "한국의 자매들이여! 가슴에 자유를! 밑져야 잃을 건 브라 밖에 없다!"를 제안하고 싶습니다.) 광고 캠페인은 사회 오피니언 리더들이 토론을 진행하는 공공방송에서도 이뤄져야 할 것입니다. 상위 재벌기업에서는 동경의 대상인 여성 경영자들에게 유행을 선도하도록 예를 제시할 수도 있을 겁니다. 어쩌면 한류 걸그룹들이 "브라-프리 홍보대사"를 맡아 세계 젊은이들의 이목을 집중시킬 수도 있을 것입니다.

물론 공공부문에서만 이 문제를 다뤄야 한다는 건 아닙니다. 정부의 세밀한 감독은 무척 중요하니까 드린 말씀입니다. 현안을 다루는 시민단체가 존재하는 다른 부문들에서처럼, 강하고 잘 조직된, 당당히 데콜테(décolletage)를 입은 아줌마들이 이끄는 "한국가슴해방협회" 구성이 필요합니다.

캠페인이 시작되고 나면, 한국의 '가슴 자유' 지수는 국제적으로 상승할 것입니다. 한국이 이 부문에서 국제적 리더로서, 또한 중진국 및 선진국들의 모델로서 자리매김하는 것도 상상불가능한 일만은 아닙니다.

한국처럼 보수적인 나라에서 이같은 일이 일어날 수 있을까요?

오히려 전통적으로 보아도, 조선 후기의 기혼 여성은 일부러 가슴이 드러나는 옷을 입곤 했습니다. 브래지어는 외래문화였지요. 구속된 신체의 해방에 대해서라면, 이웃한 중국은 수세기 간 이어져 온 남성중심의 습속인 전족을 뒤엎기도 했습니다. 

앞서 이야기한 일들이 다음 8월부터 현실화된다면 (저 숨 참고 있는 거 아닙니다), 한국의 거리는 새로 찾은 해방의 자유를 만끽하는 남녀로 붐빌 것입니다.

아, 혹 이 글을 읽고 행동에 나서길 결심한 대담한 여성분이 계시다면, 부탁 하나 드리겠습니다. 만일 자유를 찾기위한 여러분의 싸움에 윙크를 던지는 저같은 사람을 보게 된다면, 칭찬이나 지지의 제스쳐로 이해해주셨으면 합니다. 추근대는 걸로 오해마시고요.

Andrew Salmon (리포터/작가, <Scorched Earth, Black Snow> 저)
「The Korea Times」2012.08.06 기고문

덧글

  • rumic71 2012/08/07 18:47 # 답글

    브래지어가 여성해방운동의 산물이라는 역사를 무시하는...
  • Dandelion 2012/08/08 10:35 #

    그랬군요!! 전혀 몰랐어요 ㅎㅎㅎ 하지만 그랬다 하더라도 지금 우리 사회에서 어떤 모습으로 드러나고 있는지 또한 과거의 역사적 맥락만큼이나 여전히 중요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조심스레 해봅니다..
  • 아무것도없어서죄송 2012/08/07 19:04 # 답글

    브래지어는 중요합니다. 격렬한 운동 때 가슴의 힘줄이 절단되는 수가 있는데 그 경우 회복이 불가능합니다.
  • Dandelion 2012/08/08 10:37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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